회고 #1

이제는 연구가 곧 일상이지만,

그래도 일상을 담는 일기와 연구의 삶을 구분하기 위해 시작하는 회고

벌써 반년의 인턴 시간이 흘렀고, 석사 입학을 앞두고 있다.

 

입학 전 반년동안 제대로 해서 입학하자마자 근사한 연구를 시작하자!

라는 목표가 처음에 있었던 것 같은데 연차만 차고 아는건 하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지난 cvpr를 통해 논문 프로세스를 전부 다 지켜봤지만

지금 현 시점, 직접 내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실력도 의지도 부족한 것 같다.

 

특히 우리 랩실은 완벽한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곳이기에

이것저것 도전해볼 수도 있고 시간을 개인에 맞게 쓸 수 있는 너무나 좋은 환경이지만,

그 자유가 나에게도 맞느냐라고 했을 때 내 생활패턴을 보면 그렇게 말하기 어려워보인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이 너무나 준비가 안되어 있고

계속 급한 불만 끄며 살아오던 삶은 어찌저찌 굴러갔지만

총체적인 결과물이 엉망이고 방향도 이상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얼마 남지 않은 다음 miccai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내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 :(

아는게 없는 상태가 무섭고 불안한 정신을 급히 달래기 위해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아이디어 미팅 며칠 전부터 매번 밤을 새고 들어가는 나쁜 습관이 있다.

연구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이런 태도로는 결코 오래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요즘 철저히 느낀다.

 

아는 만큼 보이는거라고 모르면 논문 양치기를 통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모든 수를 써서라도 프로젝트를 완성시킬 수 있는 역량을 기른 후 겨울이 마무리 되기를 바란다..